많은 남성이 ‘맥가이버 칼’에 대한 로망으로 멀티툴의 세계에 입문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EDC 입문기에는 기능이 많으면 많을수록 든든하고, 언제 어디서든 나를 구해줄 것 같은 ‘풀 사이즈’ 멀티툴에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장비를 거치고, 실제 일상 속에서 도구를 꺼내는 횟수를 기록하다 보면 결국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내가 진짜로 쓰는 기능은 정해져 있다.”
오늘 리뷰할 ROXON M3는 그 고민의 과정에서 만난 제품입니다.
약 3년 전, 지금은 없어진 ‘펀샵’를 통해 우연히 접하게 된 이 브랜드의 제품은 제가 기존에 알던 멀티툴의 문법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록슨(ROXON), 가성비의 경계를 허물다
록슨(ROXON)은 멀티툴 시장에서 비교적 신흥 브랜드에 속하지만,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가성비의 제왕’ 혹은 ‘가위 장인’으로 불립니다.
전통적인 멀티툴 브랜드인 레더맨(Leatherman)이나 빅토리녹스(Victorinox)가 플라이어와 칼날의 정밀도에 집중할 때, 록슨은 ‘실제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가위’를 툴의 메인으로 격상시키는 파격을 선보였습니다.
M3 모델은 그 중에서도 ‘미니멀 EDC’를 표방하는 라인업입니다. 가격대는 합리적이지만, 직접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빌드 퀄리티는 웬만한 메이저 브랜드의 엔트리 라인업을 압도합니다.
ROXON M3 제원 및 첫인상

- 모델명: ROXON M3
- 접은 길이: 70mm
- 펼친 길이: 112mm
- 무게: 약 92g
- 소재: 3Cr13 (내식성과 경도의 밸런스가 좋은 스테인리스 스틸)
- 기능: 대형 가위, 정밀 집게, 드라이버, 나이프, 캔 오프너, 손톱 소질 도구 등 13-in-1
처음 제품을 받았을 때의 인상은 “단단하다”였습니다.
유격 없이 딱딱 맞물리는 관절 부위와 표면 마감은 이 제품이 단순히 저가형 중국산 제품이 아님을 증명하는 듯 했습니다.
특히 제품의 절반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크기의 가위 뭉치는 이 툴의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3년의 실사용기: 툴의 무게감과 수납의 변화
M3를 처음 구매했을 때는 키링에 달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70mm라는 컴팩트한 사이즈에 비해 90g이 넘는 무게는 생각보다 묵직했습니다. 주머니 속에서 열쇠와 함께 덜렁거리는 무게감이 일상 생활이나 보행에 상당히 방해가 되는 걸 느끼고 키링에서 퇴출되었습니다.
결국 3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정착한 위치는 가방의 프론트 포켓입니다.

평소 가장 많이 들게되는 가방의 가장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넣어두니, 필요할 때 즉시 꺼내 쓰고 다시 수납하는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핵심 기능 분석: 무엇이 남고 무엇이 버려졌나
① 가위(Scissors) – 이 제품의 존재 이유

M3의 가위는 보조 도구가 아닌 이 툴의 메인입니.
웬만한 문구용 가위보다 강력한 절삭력을 보여줍니다. 제법 사용기간이 길었음에도, 오염이나 닳음이 없는 것으로 보아 코팅처리가 따로 된 것같습니다.
택배 박스의 테이프를 자르거나, 의류의 실밥 정리, 심지어는 얇은 플라스틱 포장을 뜯을 때도 이만한 도구가 없습니다. 3년이 지났지만 스프링 탄성은 여전하며, 날의 마모도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② 쪽집게와 드라이버

일상에서 의외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작은 나사의 풀림’이나 ‘정밀한 무언가를 집어야 하는 상황’에서 M3는 빛을 발합니다. 특히 집게의 끝단이 잘 맞물려 가시를 빼거나 정밀 기기를 만질 때 유용합니다.
③ 칼날(Knife) – 멀티툴 유저의 깊은 고민
여기서부터는 저의 개인적인 인사이트입니다.
“멀티툴 사용 연차가 거듭될수록 칼날을 비선호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저는 아웃도어나 일상에서는 ‘아웃도어 엣지’와 같은 나이프를 따로 챙깁니다.
심지어 도심 속 일상에서는 칼날을 꺼낼 일이 거의 없습니다.
가위로 충분하기 때문이죠.
오히려 칼날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비행기 보안 검색대 통과가 불가능해지는 등 ‘이동의 제약’이 발생합니다.
이는 진정한 EDC로서 큰 마이너스 요소가 됩니다.
장단점 요약
[장점]
미니멀 디자인 & 압도적 가성비
이 가격대에 이 정도 만듦새를 보여주는 브랜드는 흔치 않습니다.
메인급 가위
가위가 필요한 분들에겐 최고의 선택지입니다.
내구성
3년 실사용에도 기능상의 노화가 거의 없습니다.
[단점]
밀도 높은 무게
크기 대비 묵직하여 키링용으로는 호불호가 갈립니다.
계륵 같은 칼날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지 않는 칼날, 톱날 등의 기능 탑재로 인해 일상용으로는 불필요한 무게가 단점으로 다가옵니다.
마치며: 내가 찾는 ‘궁극의 라이트 멀티툴’을 기다리며
ROXON M3는 지난 3년간 저에게 훌륭한 동반자였습니다.
만듦새도 좋고, 가위 성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하지만 3년을 쓰고 나니 저의 요구 사항은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이제 저는 “불필요한 칼날을 과감히 제거하고, 오직 집게와 드라이버, 그리고 강력한 가위만으로 구성된 초경량 버전”을 찾고 있습니다.
EDC는 결국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사용성이 가장 좋은 도구만 남았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 저는 저의 바뀐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더 가볍고 효율적인 ‘나이프리스(Knifeless)’ 멀티툴을 찾기 위해 국내외 수많은 포럼과 샵을 뒤지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꿈꾸는 ‘진짜 유용한 기능만 추려진 궁극의 라이트 멀티툴’을 발견하게 된다면, 또 소개를 약속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본 포스팅은 작성자가 직접 구매하여 3년간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협찬이나 제공 없이 작성된 독립적인 개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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